2023년 7월에 입과해서 11월에 나왔다. 1학기 중간이다.
지원부터 합격까지는 앞 편에 썼다. 이 글은 그 뒤 이야기다.
커뮤니티에서 “싸탈”이라고 부르는 그것이다. 정확히는 조기 취업으로 인한 중도퇴소다.
수료 후기는 검색하면 수천 건이 나온다. 중간에 나온 사람의 기록은 거의 없다. 있어도 대부분 사유를 밝히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먼저, 돈 얘기부터
가장 많이 묻는 것 같으니 먼저 적는다.
교육지원금은 세후 100만 원이었다. 10기(2023년) 기준이다.
중간에 나와도 환수는 없었다. 이건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SSAFY는 애초에 교육생을 취업시키려고 만든 프로그램이다. 취업해서 나가는 것은 프로그램이 실패한 게 아니라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조기 취업으로 나가는 사람에게 돈을 토해내라고 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붙었는데 중간에 좋은 자리가 나오면 어떡하지”는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그건 잘 풀린 경우다.
덧붙이면, 나는 추가로 받을 수 있는 30만 원은 받지 못했다. 부트캠프를 이미 이수한 이력이 있어서였다. 그게 정확히 어떤 명목의 돈인지는 나도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국비 교육을 이미 받은 이력이 있으면 지원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만은 알고 가는 게 좋다. 부트캠프를 거쳐 SSAFY로 오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 얘기는 후기에 잘 안 나온다.
1학기에 실제로 배운 것
알고리즘은 확실히 남았다. 이건 4개월치를 다 쳐도 남는 장사였다고 본다. 매일 문제를 풀고 그게 평가로 이어지는 구조라, 혼자였으면 안 했을 양을 하게 된다.
기술 스택은 Vue, Spring, Java, MySQL 위주였다. 교육 과정이니 당연하다.
솔직히 말하면 서비스를 만드는 관점에서는 그렇게 유익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쓰겠다. 오해가 없어야 하는 게, 스택이 오래됐다고 무시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미 해 본 사람과 처음인 사람의 격차
나는 부트캠프에서 최종 프로젝트까지 마치고 들어갔다. 그래서 1학기가 수월했다.
주변은 달랐다. 처음 하는 사람들은 힘들어했다. 같은 커리큘럼, 같은 속도인데 출발선이 다르니 당연한 일이다.
이걸 미리 알고 가면 좋다. SSAFY의 1학기 난이도는 절대값이 아니라 본인의 시작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후기를 읽을 때 그 사람이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같이 봐야 하는 이유다. “할 만하다”와 “죽겠다”가 같은 과정에 대한 정직한 후기일 수 있다.
목표가 어디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SSAFY가 좋은 과정이냐는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떤 회사에 가고 싶은가.
여기에 따라 SSAFY에서 어디에 힘을 줄지가 정해진다. SI나 금융권 SI를 목표로 한다면 커리큘럼이 쓰는 스택과 실무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반면 잘나가는 서비스 기업을 목표로 한다면 그쪽이 쓰는 스택이 다르다. 최신 프레임워크를 쓰는 곳을 노린다면 그 부분은 따로 채워야 한다.
취업에 유리한 쪽이 어디냐를 따지면 후자겠지만, 나는 그게 핵심은 아니라고 본다. 이유는 뒤에 있다.
잡페어는 나한테는 안 통했다
SSAFY에는 잡페어가 있다. 이력서 첨삭도 해 준다.
솔직히 나한테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첨삭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건 내 경우다. 같이 교육받았던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잡페어를 통해 취업한 사례가 실제로 있다. 그러니 “잡페어는 쓸모없다”고 일반화할 생각은 없다. 나한테 맞지 않았을 뿐이다.
그럼 어떻게 취업했나
공고 사이트와 회사 채용 페이지를 보고 직접 지원했다. 특별한 경로가 아니다.
이력서에는 SSAFY를 썼다. 첫 취업 때는 그게 그렇게 도움이 됐던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면접을 여러 군데 보면서 SSAFY에 대한 질문은 나왔다. 그리고 그 질문이 나왔을 때 면접 흐름은 나쁘지 않게 흘러갔다.
정리하면 이렇다. SSAFY가 있다고 붙지는 않는다. 없는 것보다는 낫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말이다. “SSAFY 하면 취업된다”도 아니고 “아무 소용 없다”도 아니다. 이력서 한 줄이 당락을 바꾸지는 않지만, 면접에서 대화가 시작될 거리는 된다. 그 정도를 기대하는 게 맞다.
스타트업에 가서 알게 된 것
이게 이 글에서 제일 하고 싶은 얘기다.
교육과 현실은 다르다. 그런데 흔히 말하는 “실무는 더 어렵다” 같은 뜻이 아니다. 다른 방향으로 달랐다.
예를 하나 들겠다. 영상통화 기능을 만든다고 해보자.
직접 만들 수 있다. WebRTC를 쓰고, 시그널링 서버를 올리고, STUN·TURN 서버를 구축한다. 개발자 입장에서 이건 분명히 성장하는 일이다. 네트워크를 깊이 들여다보게 되고, 남들이 잘 모르는 영역을 다루게 된다.
그런데 회사에서 받은 질문은 달랐다.
“WebRTC 썼어?”가 아니라 이런 것들이었다.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나. 직접 만들면 얼마나 걸리나. 안정성은 어떤가.
우리는 처음에 직접 구축했다. 그리고 모바일 환경에서 안정성이 크게 떨어졌다.
결국 그 기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붙였다. 직접 만든 것을 버렸다는 뜻이다.
여기서 배운 게 이거다. 세상의 문제를 전부 기술로 풀 필요는 없다.
교육 과정에 있으면 모든 문제가 기술 문제로 보인다. 요구사항이 주어지고, 코드로 구현하면 끝이다. 평가도 그렇게 이뤄진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먼저 이게 될 사업인지를 빠르게 확인해야 하고, 그 단계에서 기술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만나면 “그 기술을 정복한다”가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다. 비즈니스 방식을 바꿔서 그 문제를 없앨 수도 있고, 이미 나와 있는 솔루션을 사서 붙일 수도 있다.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직접 만드는 게 틀렸다는 얘기가 아니다. 내재화해서 그걸로 가치를 만드는 회사도 있다. 그건 그 회사의 전략이고 옳은 선택이다. 완벽하게 만들어야 하는 국면이라면 정면 돌파가 맞다.
기준은 두 가지가 만나는 지점이다. 회사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 그리고 내가 거기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가.
내가 WebRTC를 아주 잘 다루고 네트워크 지식이 깊었다면 직접 구축하는 쪽이 맞았을 수도 있다. 내 경우는 아니었다.
그래서 스택 얘기로 돌아가면 — Vue를 배웠는지 React를 배웠는지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그건 도구고, 도구는 바꿀 수 있다. 대신 “이 문제를 꼭 코드로 풀어야 하나”를 물을 줄 아는 것은 도구를 바꾸는 것보다 훨씬 늦게 배우게 된다. 나는 그걸 SSAFY가 아니라 회사에서 배웠다.
3년 뒤에 남은 것
커리큘럼은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는다.
사람은 남았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하고 주기적으로 만난다.
만나서 하는 얘기는 대단한 게 아니다. 회사 얘기, 사는 얘기. 좋은 자리가 있으면 서로 소개해 주기도 한다.
이게 왜 값진지는 회사를 다녀 보면 안다. 나는 회사 경험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내가 다니는 곳이 원래 그런 건지, 여기만 그런 건지 판단할 기준이 없다. 다른 회사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 그 기준이 생긴다. 같은 직군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힘이 되기도 한다.
대전 캠퍼스는 오프라인이었다. 매일 같은 공간에서 붙어 있는 구조가 이 관계를 만들었다고 본다. 온라인 부트캠프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종류의 것이다.
그래서 추천하냐
4개월만 다니고 나온 사람이 할 말은 아닐 수 있다. 그래도 정리하면 이렇다.
돈을 받으면서 개발 공백을 메울 수 있다. 세후 100만 원에 알고리즘을 강제로 풀게 되는 환경이고, 중간에 취업되면 그냥 나가면 된다. 이 조건 자체는 나쁘지 않다.
커리큘럼에서 기대를 낮추는 게 좋다. 특히 이미 부트캠프나 프로젝트 경험이 있다면, 1학기에서 새로 얻을 게 생각보다 적다.
사람은 기대해도 된다. 나는 이게 제일 컸다.
그리고 중간에 나오는 걸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취업하려고 들어간 곳에서 취업해서 나온 것이다.